신부님 말씀

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아무튼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한 내 자신, 그러나 남의 잘못에 대해서는 조그마한 꼬투리도 크게 보고 있는 것이 우리들의 마음 안에 품고 있는 이기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기심으로 인해서 굳은 신뢰를 조성할 수 있는 믿음의 관계가 사라지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다른 제자들로부터 예수님 부활 소식을 듣고는 이렇게 말하는 토마스 사도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 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이 말을 했다고 그는 불신의 대표주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다른 제자들도 처음에는 다 믿지 못했었지요.

마리아 막달레나의 말도, 엠마오로 가면서 예수님을 만난 제자의 말도 믿지 못했던 제자들입니다.

하지만 유독 토마스 사도만 다른 제자들과는 달리 불신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것이 그의 입장에서는 좀 억울하겠다 싶습니다.

더구나 그는 그렇게 믿음 없는 사람도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라고 말했을 때, 처음에는 인간적인 기준으로 말을 하기는 했지만 곧바로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이라고 말하면서 예수님의 신성에 대한 굳은 믿음을 표현하거든요.

문제는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을 때 토마스는 그 자리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함께함을 통해 내 부족한 믿음을 채울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혼자 생각하고 혼자 판단함으로 인해서 더욱 더 불신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세계에서 나와야 할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의 삶이 함께 어울러지는 함께의 삶을 선택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말씀하셨지, “평화가 너와 함께”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음을 기억하십시오.

 

겉으로라도 의심하지 말고 받아들이려 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