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말씀 , 알림목록

연중 제18주간 목요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칭찬하시기도 하고 또 반대로 꾸짖기도 하십니다.

먼저 베드로는 예수님의 질문,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는 물음에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라는 정답을 말함으로 인해 칭찬을 받고 하늘나라의 열쇠까지도 받게 됩니다.

그런데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말했을 때, 그는 앞 다투어 그래서는 안 된다고 반박을 하지요.

이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베드로는 선택의 순간에서 하느님의 일이 아니라 사람의 일을 생각했던 것입니다.

인간적인 기준에서 보는 스승님의 아픔, 그리고 자신들이 그 뒤에 겪을 고통과 시련.

그 모든 것을 생각했을 때,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이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모든 인류의 구원을 원하시는 하느님의 일의 관점에서 예수님은 그러한 수난과 죽음을 받아들이셔야만 했습니다.

선택의 순간에서 사람의 일 만을 생각할 때, 그 선택은 예수님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그리고 우리 곁에서 활동하시려는 예수님을 방해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는 과연 하느님의 일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는지요?

혹시 나만의 편함을 생각하는 사람의 일에만 관심을 가지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선택의 순간에서 하느님의 일을 염두에 둡시다.

 

 

일출과 일몰

(김현태, ‘향유고래이야기’중에서)

 

노인이 하우에게 말했다. “태양이 하나라는 건 알고 있지?” “태양이 하나라는건 알지만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노인은 호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 들고 하우에게 내밀었다. “자, 보게. 사진이라네.” 하우는 사진을 건네 받았다. 두 장이었다. 언뜻 보기엔 꼭 같아 보이는 두 장의 사진, 수평선 너머에 있는 태양을 찍은 것들이었다.

 

“둘 중에 어떤게 일출 사진이고 일몰 사진인지 분간할 수 있겠나?” 하우는 사진을 이리저리 샅샅이 흝어 보았다. 그러나 딱히 일출과 일몰을 구분할 만한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둘 다 일출 사진이라고 해도, 둘 다 일몰 사진이라고 해도 곧이곧대로 믿을 것 같았다. 물론 자세히 뜯어보면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만, 얼핏 구분이 가지 않았다. “어르신, 분간하기가 어려운데요.”

 

노인은 손가락으로 사진 하나를 가리켰다. “이게 일출 사진이라네. 당연히 다른 사진은 일몰 사진이고.” 그 말을 듣고 사진을 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

 

노인은 말했다. “일출이건 일몰이건 똑같은 태양이지. 어떤 시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를 뿐이야. 한계도 마찬가지지. 그걸 일몰이라고 보면 일몰인 거고 일출이라고 보면 일출인 거라네. 한계는 말이지, 꽉 막힌 벽이 아니라 허들 같은 거라네. 뛰어 넘으면 그만이지. 최선을 다해 뛰어넘어 보게. 힘들면 가끔 숨도 돌리면서 말이야.” 하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용서 하는 것

(‘좋은 글’ 중에서)

 

다른 사람을 용서하기도 어렵지만 자신을 용서하기란 더욱 어렵다.

자신이 못난 탓이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괴롭히면서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어떤 사람은 과식하는 것으로,

어떤 사람은 거의 안 먹는 것으로,

어떤 사람은 필름이 끊길 때까지 술을 마시는 것으로,

어떤 사람은 모든 관계를 하나하나 파괴해 나가는 것으로,

어떤 사람은 가난과 질병 속에서 헤어나지 않는 것으로

스스로를 괴롭히며 산다.

이런 행동의 밑바닥에는 ‘참 못할 짓 많이 했어’라든가

‘내가 잘못했지’ 아니면 ‘내가 무슨 자격으로 행복하게 사냐고’라고 속삭이는

신념 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병을 앓는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자격이 없다고 믿는다는 사실을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당신이 죄책감을 느낀다면 그 일로 이미 충분히 고통 받은 셈이다.

그런데 왜 고통을 늘려야 하겠나?

한두 해 더 죄책감에 시달린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쓸데없는 죄책감은 벗어던져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러나 건강한 몸을 유지하려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듯이

건강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 그에 합당한 노력을 쏟아야 한다.

이건, 그만한 노력을 쏟을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