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말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강론글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드디어 2020년 경자년(更子年) 쥐띠의 해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2019년 12월 31일과 2020년 1월 1일.

딱 하루 차이인데도 불구하고, 느낌은 천지차이인 것 같습니다.

즉, 오늘은 2019년을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한 아쉬움이 가득한 날이라고 한다면, 내일은 2020년을 잘 보내겠다는 희망으로 가득한 날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렇게 희망이 가득한 내일을 바라보면서, 여러분이 올해 계획하신 모든 일들이 주님 뜻에 맞게 모두 다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그런데 그 희망은 주님께서 주시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주님 자신이 이미 희망 그 자체이므로,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이 아닌가 싶어요.

세계 육상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영국의 로저 베니스터 선수는 1954년에 1마일(1,609m)을 4분 내에 주파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3분 59.4초로 기록을 세운 것이지요.

이 시간은 그때까지만 해도 ‘마의 4분 벽’이라고 하여 인간에 불가능한 목표로 간주되었던 기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이 기록에 도전하는 것을 모두 꺼려했으며, 포기를 했었지요.

그런데 이 기록이 깨진 것이지요.

하지만 재미있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 기록이 깨졌다는 소식이 세상에 알려지자마자 다른 수십 명의 육상선수들이 간단히 그 4분의 벽을 뛰어넘는 것이 아닙니까?

로저 베니스터 선수가 기록을 세우기 전에는 그 누구도 깨지 못했던 기록인데 말이지요.

갑자기 사람들이 빨라진 것일까요?

아닙니다. 바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 것입니다.

육상선수들 사이에서 ‘로저 베니스터가 깼다면 나도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 생겨서 너도나도 그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누구도 이 4분의 벽은 깰 수 없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에는 정말로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우리 역시 이렇게 스스로 한계를 짓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주님께서 충분히 재능을 주셨는데, 주님께서 당신의 따뜻한 사랑으로 우리와 함께 하신다고 하는데, 그 모든 것을 믿지 못하고 스스로 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희망보다는 절망의 세계로 들어서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 우리들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삶을 보면 참 기구하다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됩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절망하지 않고 주님과 함께 희망의 삶을 사십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들이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존경과 사랑을 보내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문제는 모든 것을 다 잘해야 한다는 욕심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쉽게 절망하고 희망 없이 살아가는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우리가 희망 안에서 살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그 희망을 꽉 잡고 2020년을 힘차게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새해 인사를 많이 나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