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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톡톡 신앙쑥쑥] 구유 안에 소와 나귀는 왜 있는걸까요?

“2000년 전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교회는 죄 말고는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어오신 예수님을 경배하는 큰 기쁨을 성탄 시기를 통해 기념합니다.” 이 시기를 보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여러 다양한 풍습과 전통들이 있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바로 ‘구유’겠지요.

이 구유의 주인공인 아기 예수님께서 가운데 계시고, 예수님을 낳으신 성모님과 성 요셉이 늘 함께하고 계십니다. 루카 복음에 따르면 구세주의 탄생을 목동들에게 알리며“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 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라고 천사들이 노래하는데, 이때 등장하는 천사들, 목동과 양들이 구유 속에서 예수님을 경배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님께서 공적으로 세상에 임금으로 드러나신 사건을 기념하는 ‘주님 공현 대축일’에 우리는 마태오가 전하는 성탄 이야기를 듣는데, 이때 등장하는 예수님께 경배하는 동방의 세 박사를 구유에 가져다 놓습니다.

 

이렇게 성경에 따라 구유를 꾸미는 등장인물들은 참으로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구유를 유심히 살펴보면 소와 나귀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 구유에 ‘소’ 와 ‘나귀’가 있는 걸까요? 이는 초세기 교부들의 성경 해석에서 비롯되었답니다. 오리게네스 교부는 루카 복음 강해에서 “소도 제 임자를 알고 나귀도 제 주인이 놓아준 구유를 알건만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구나”라는 이사야서 3장 1절의 말씀을 해석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은 자기네 주님의 구유를 알지 못했지만, 부정한 이방인들은 알았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당신의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던 이스라엘 사람들을 보시며 하느님은 어떤 마음이셨을까요? 지금 세상을 구원할 예수님이 이 세상에 나셨는데도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을 바라보는 하느님의 마음은 어떠실까요? 우리는 정말 큰 기쁨으로 주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그분께 달려가 경배하고 있나요?

서울대교구 사목국 기획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