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말씀

절대 포기않는 사랑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어떤 형제님께서 중요한 회의를 마치고 밤늦게 귀가하던 도중 난데없는 괴한의 습격을 당했습니다.

얼마나 심하게 얻어맞고 칼에 찔렸던지 온몸에 성한 곳이 없었습니다.

간신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집까지 업혀 온 그는 자기 형에게 사정했습니다.

“형, 난 이제 살아날 가망이 없어. 차라리 날 죽게 놔두는 것이 이 엄청난 고통을 덜어주는 거야…….”

그는 절박하게 자신을 안락사 시켜달라고 부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피를 나눈 형으로서는 차마 그런 짓을 할 수가 없었지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머뭇거리는 형에게 동생은 계속해서 간절한 눈빛으로 애원했습니다.

마침내 형이 결심을 굳혔습니다.

동생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 것이었어요.

그의 손에 서슬 퍼런 일본도가 쥐어졌고, 그는 온 힘을 칼끝에 모아 힘껏 동생의 목을 향해 내리쳤습니다. 그러나…….

“안 된다. 얘야!”

바로 그 순간 곁에 있던 그의 어머니가 동생의 몸을 덮었고, 결국 그는 어머니의 애절한 부탁 때문에 아우의 소원을 들어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 그는 의사들의 정성어린 치료와 어머니의 간호 덕분에 점차 회복되었습니다.

이 사람이 바로 일본 근대화를 앞당긴 명치유신의 주역으로, 일본 외무대신을 지내기도 한 이노우에 가오루입니다.

여기서 사랑의 두 가지 모습이 나옵니다.

형님의 사랑은 포기하는 사랑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사랑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사랑, 지키는 사랑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사랑을 간직해야 할까요?

분명히 형님도 동생을 사랑했었지요.

그러나 그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동생을 안락사 시켰다면 어떠했을까요?

바로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사랑, 지키는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게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사랑이 나옵니다.

문 앞까지 빈자리가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은 상태이기에 자신의 친구인 중풍병자를 예수님께 데리고 갈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그들은 나름대로 머리를 씁니다.

예수님께서 계신 자리의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중풍 병자가 누워 있는 들것을 달아내려 보낸 것입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당시의 의료기술로는 도저히 고칠 수 없는 중풍이라는 병으로 꼼짝달싹 하지 못하는 친구가 예수님을 통해서 과연 낫게 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이 이러한 행동을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친구를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사랑, 즉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사랑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남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그들의 믿음과 사랑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사랑은 과연 어떤 사랑일까요?

예수님을 감동시킬 절대 포기하지 않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나요?

사랑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 사실을 잊지 마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