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말씀

사순 제1주간 토요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미켈란젤로는 고집이 세고 자신의 작품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가졌던 인물로 유명합니다.

이러한 그가 1508년 교황 율리우스 2세의 명령으로 시스틴 성당의 천장화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고집 세고, 자신의 작품에 자부심이 강했던 그는 최고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시스틴 성당에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뒤, 무려 4년 동안이나 성당에 틀어박혀서 그림에만 매달렸다고 합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천장 밑에 세운 작업대에 앉아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천장 구석구석에 정성스레 그림을 그리는 미켈란젤로를 보고 있었던 한 친구가 물었습니다.

“여보게, 그렇게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에 뭘 그렇게 정성을 들여 그림을 그리고 있나? 그 구석에 있는 그림이 완벽하게 그려졌는지 누가 알기나 한단 말인가?”

그러자 미켈란젤로가 무심한 듯 이렇게 한마디를 던졌답니다.

“내가 안다네.”

우리들은 다른 사람들의 신경을 끌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충 대충 넘어가는 마음을 간직할 때가 참으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남의 눈에 잘 띄는 부분, 그럴싸한 부분만 멋지게 포장하여서 자신을 드러내려 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요?

그러면서 점점 자신에게 솔직해지지 못하는 우둔한 모습을 간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크고 멋진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일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작고 별 것 아닌 것에 더 감동을 받을 때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크고 멋진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어리석은 생각은 아니었을까요?

작은 것에 더 관심을 갖고 그 보이지 않는 곳에 사랑을 쏟아 부을 때, 더 많은 기쁨과 행복을 체험하지 않았나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처럼 크고 멋지고 아름다운 것에만 신경 쓰시는 분일까요?

그렇다면 완전한 분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작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부분까지도 신경을 쓰시고 사랑을 베풀어주시기 때문에 완전하신 분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렇게 작고 별 것 아닌 것이라 할지라도, 하느님처럼 이곳에 최고의 사랑을 쏟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하느님 아버지처럼 완전해지는 비결이 되는 것입니다.

완전한 사람이 된다는 것.

바로 나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에도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나의 변화를 꿈 꿔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