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말씀

혀를 사용하는 법

혀를 사용하는 법 (박성철, ‘행복비타민’ 중에서)

 

신은 세상에 인간을 만들면서 무척이나 고민을 하였습니다.

 

어떤 부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던 신은 천상의 신하에게 심부름을 시켰습니다.

 

“자네가 가서 양쪽에 날이 있는 칼 하나를 구해 오게나. 그리고 사랑을 담은 약과 독약을 준비해 오게.”

 

천상의 신하는 그것을 준비하여 신에게 갖다 주었습니다.

 

신은 양쪽에 날이 있는 칼에다가 한쪽에는 사랑의 약을 다른 한쪽에는 독약을 발랐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신은 사람의 입을 벌려 혀를 만들었습니다.

 

천상의 신하가 보기에 흉하다고 말을 하자 신은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러더니 신은 성질은 그대로 둔 채 모양만 칼이 아닌 말랑말랑한 살로 만들었습니다.

 

천상의 신하가 물었습니다.

 

“어째서 혀에다가 그것을 넣어 두십니까?”

 

신은 단호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이것이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지. 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것은 무서운 흉기가 되기도 하고 유용한 치료제가 되기도 한다네.”

 

신은 계속 말을 이었습니다.

 

“혀는 칼날과 같아서 상대방을 찌르고 피투성이 상처를 내는 독약 같은 것이네. 반면에 이것을 잘 사용하면 의사도 고칠 수 없는 마음의 병을 고치기도 한다네. 상처 난 가슴을 치유하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기도 하지. 문제는 스스로가 어떻게 그 혀를 사용하는가라네. 나는 인간들이 그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칼의 형태로 만든 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