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말씀

주님 수난 성금요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미국의 제40대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정부 때의 일입니다.

당시 레이건은 콜린 파월을 비롯한 몇몇 장관들과 함께 새로운 정책을 계획하고 있었지요.

어느 날, 새 정책에 대한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었던 파월이 대통령을 찾아가 강하게 설득했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몇 가지 큰 허점이 보였기에 레이건은 반대를 했다고 합니다.

오랫동안의 회의로 결국 레이건은 파월을 믿고 새 정책을 추진하는데 동의했습니다.

결과는 레이건의 예상대로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지요.

언론은 일제히 백악관의 무능을 탓했고, 결국 레이건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정책 실패에 관한 질문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곳에서 한 기자가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번 새 정책은 대통령께서 직접 제안하신 것입니까?”

이에 레이건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모든 게 나의 책임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순간 파월의 눈에는 순간 눈물이 고였지요.

그리고 기자회견 후 한 장관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저분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거요.”

사실 레이건 대통령은 그 비난의 화살을 맞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비난의 화살을 콜린 파월에게 모두 돌려도 되었습니다.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니지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모든 비난의 화살 속에서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 줍니다.

이로써 그는 파월뿐만 아닌 그를 믿고 따르는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신뢰’를 새겨 주지요.

로널드 레이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득 예수님이 떠올려집니다.

특히 오늘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깊이 묵상하는 주님 수난 성 금요일을 맞이하면서 예수님께 대한 신뢰를 내 자신은 얼마나 간직하고 있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외아들로 아무런 죄 없이 생활하셨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로 인해 수난과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에 대해서 ‘억울하다, 두고 보자.’ 등등의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품는 말씀들을 하지 않으십니다.

그저 당신의 그 큰 사랑으로 다 받아주시고 베풀어 주십니다.

이런 사랑과 신뢰를 보여주신 예수님께 우리는 과연 어떤 말을 하고 있을까요?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는 배은망덕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아닙니다.

우리 역시 앞선 이야기에 나오는 파월처럼 “저분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거요.”라고 말하고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길만이 주님의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것이니까요.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결심을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