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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지금은 별로 없지만 옛날에 전기가 나가는 정전 될 때가 많았습니다.

그렇때 많이 사용하는 것이 초입니다.

이제는 기도할 때만 키지만 옛날에는 없어서는 안될 용품 중에 하나였습니다.

이런 초를 생각해보니 일단 그때 초가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첫째는 초가 있다는 자체가 고마웠고,

둘째는 초에서 발생하는 빛이 고마웠으며,

셋째는 초에서 나오는 따뜻한 열에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문득 이 모습이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연상하게 하더군요.

하나의 초이지만, 그 초 안에 세 가지 모습.

즉, 초 자체의 모습과 초를 통해서 어둠을 밝히는 빛과 또한 초에서 발생하는 열이라는 세 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하느님도 하나의 하느님이지만, 세 가지 위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삼위일체의 신비라고 교회는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에 관한 신비를 우리 인간의 부족한 머리로써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아오스딩 성인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인간이 삼위일체의 신비를 깨닫는 것보다 조개 껍질로 바다를 옮기는 것이 더 쉽다.”

따라서 이 삼위일체의 신비를 통해서 어떤 지식을 얻고자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담겨 있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는 것입니다.

그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바로 오늘 복음에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바로 우리들의 구원을 위해서 서로 다른 성격의 세 위격이 하나의 하느님으로 활동하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역시 하느님께서 이렇게 일치를 보였듯이, 우리의 생활 안에서 일치의 삶을 지내야 하는 것입니다.

나만 잘 사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하나를 이루는 일치의 마음을 갖고서 함께 행복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

이 노력이야말로 삼위일체의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요즘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사망자도 많고 고통 받는 분들도 많습니다.

분명히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려운 입장인데도 우리들은 얼마나 외면하고 있는지요?

바로 삼위일체의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못하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당신의 서간을 통해서 우리에게 힘주어 말씀하십니다.

“형제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자신을 바로잡으십시오. 서로 격려하십시오. 서로 뜻을 같이하고 평화롭게 사십시오. 그러면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삼위의 하느님이 하나를 이루듯, 우리 역시 서로가 하나를 이루기 위해서 서로 격려하고, 서로 뜻을 같이 하며, 서로 평화롭게 살아야 합니다.

그때 우리는 우리와 함께 하시는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