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보로 배우는 교리] 요한 묵시록 바로 알기 ①
- 요한 묵시록은 세상 종말의 비밀을 담은 책이다?
요한 묵시록은 수많은 상징과 비유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해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과거 노스트라다무스를 비롯해 최근에는 수많은 유사종교들에서 요한 묵시록을 세상의 종말에 대한 비밀을 담고 있는 책으로 여기고, 여기에 담긴 비밀을 풀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한 묵시록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옳지 않습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도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아버지만 아신다.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깨어 있어라.”(마르 13,32.37)라고 말씀하시면서 중요한 것은 종말이 언제인지가 아니라 오늘을 마지막 날처럼 여기며 살아가는 종말론적인 삶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따라서 요한 묵시록에 그런 내용이 담겨 있다는 주장은 완전한 계시 자체이신 예수님의 말씀을 뒤집는 것과 같기에 올바른 주장이 될 수 없습니다. - 요한 묵시록은 앞으로 닥칠 미래를 전해주는 예언의 책이다?묵시록 1장 3절에서 저자는 자신의 책을 ‘예언의 말씀’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예언은 앞날을 점치고 알리는 예언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시대를 살아가는 예언자에게 맡기신 말씀을 선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따라서 요한 묵시록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AD 95년경인 저작 당시의 그리스도인들과 그들을 배척하고 박해하는 로마 황제 세력과 그들을 추종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끝까지 하느님을 믿고 따르겠다고 고백했지만 이를 방해하는 세상의 시련과 유혹 앞에 서 있는 우리와 이를 저해하는 사람들에게 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 요한 묵시록은 세상 심판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비관적이며 무서운 책이다?묵시문학은 예언서들과 비슷한 듯 보이면서도 어떤 면에서는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종말의 문제에 있어서 예언서의 종말은 북이스라엘 왕국과 남유다 왕국의 멸망 등 실제 역사 안에서 이루어지는 문제인 반면, 묵시문학에서의 종말은 이 세상의 역사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대가 시작됨을 의미합니다. 그런 점에서 묵시문학은 역사 전체를 하느님의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초대하며 역사의 마지막이라는 시점으로 현재를 바라보도록 이끌어줍니다. 따라서 묵시묵학은 현재 이해할 수 없고, 힘든 시간 앞에 서 있지만 그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영원한 희망을 전해줍니다. 그런 점에서 요한 묵시록에서 말하는 종말과 심판은 절대적인 희망과 위로의 근원이 됩니다. 실제로 요한 묵시록에는 ‘행복합니다’(ƍơƪƜƱƩƯƲ)라는 말이 총 7번 나옴으로써 충만한 행복을 전하고 있고, 특히 묵시록의 시작과 마침인 1,3과 22,14에 이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그 사이에 들어와 있는 묵시록 전체가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는 사람에게 축복과 행복이 된다는 것을 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묵시록은성경 전체에서 가장 비관적이며 무서운 책이 아니라 가장 큰 행복의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목국 기획연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