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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보로 배우는 교리] 요한 묵시록 바로 알기③

 

– 요한 묵시록에서 사용하고 있는 주요 상징

요한묵시록은 많은 상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왜 이해하기 쉽게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상징을 사용하고 있을까요?

앞서 살펴보았듯이 요한묵시록은 AD95년경에 작성되었고 당시 그리스도교는 로마로부터 박해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한묵시록은 너무나도 강력해 보이는 로마의 권세이지만 절대로 영원하지 않으며 하느님께서 이를 심판하시고 우리를 구원해 주실 거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마의 지배를 받는 가운데 로마가 무너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드러내놓고 할 경우 박해와 탄압이 더욱 거세질 것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요한을 통해 로마 사람들은 알아들을 수 없지만, 그리스도교인들은 이 말이 어떤 뜻인지를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구약의 전통 안에서 사용되었던 상징과 비유로 알려주셨던 겁니다. 중요한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숫자와 관련된 상징을 살펴보면,

 

 

4

 “ 모든 종족과 언어와 백성과 나라 가운데에서”(5,9)

 온 세상을 나타내는 상징

 “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와 바다의 모든 것”(5,13)

7

 “그 어린 양은 뿔이 일곱이고 눈이 일곱이셨습니다.”(5,6)

 완전함, 충만함을 상징

 ‘일곱 봉인, 일곱 나팔, 일곱 대접’(4-16장)

12

 “이스라엘 자손들의 열두 지파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었습니다.”(21,12)

 총체적인 의미를 상징

 

그리고 요한묵시록 7장 4절의 ‘인장을 받은 이들의 수가 십사만 사천 명’이라는 말에서 인장을 받았다는 것은 하느님의 인호가 새겨졌음을 의미하며 144,000은 12×12×10×10×10으로서 하느님의 구원이 모든 사람들에게 향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숫자입니다.

또한 “저들은 어린양의 피로 자기들의 긴 겉옷을 깨끗이 빨아 희게 하였다.”(묵시 7,14) 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요한묵시록 7장 9절에서 등장하는 ‘아무도 수를 셀 수 없을 만큼의 희고 긴 겉옷을 입은 큰 무리’는 예수님의 수난 공로를 통해 죄로부터 자유롭게 된 사람들, 즉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구원받게 된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그런 점에서 희고 긴 겉옷을 입은 사람들과 인장을 받은 144,000은 같은 맥락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2장에 등장하는 용은 13장에 등장하는 바다짐승과 땅짐승과 하나를 이루고 있는데, 용은 악을 나타내는 상징이며, 바다짐승은 당시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던 로마의 황제 권력을, 땅짐승은 로마의 편에 서서 활동하던 소아시아 연맹과 거짓 예언자들을 상징합니다.

“그 짐승을 숫자로 풀이해 보십시오.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 숫자입니다. 그 숫자는 육백육십육입니다.”(묵시 13,18)에서 666은 당시 알파벳을 숫자로 치환해서 표현하는 게마트리아식 표현으로서 이를 풀이하면 네로 황제의 이름이 됩니다. 따라서 666은 네로 황제로 대표되는 로마의 황제들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완전한 숫자인 7에서 1이 빠진 6이 3번 반복된 표현으로서 로마의 황제 권력이 영원하지 않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