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말씀 , 알림목록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1+2는 얼마일까요? 3이지요?

그러면 1+2+3은? 6입니다.

이제 1+2+3+4는? 10이지요.

그렇다면 1부터 10까지 차례로 더하면 몇 일까요?

조금 복잡합니다.

하지만 금방 55라는 답을 낼 수가 있습니다.

이제 1부터 20까지를 더하면 몇 일까요?

시간이 좀 걸리지요?

답은 210입니다.

그러면 1부터 40까지 더하면?

이것을 언제 다 더하냐고요?

답은 820입니다.

이제 마지막 문제.

1부터 200까지 더하면 몇 일까요? 답은 20,100입니다.

제가 차례대로 더해서 이 답을 찾았을까요?

아니면 책에 나와 있는 정답을 그대로 적었을까요?

모두 아닙니다.

약간의 법칙을 생각하면 누구나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1부터 10까지를 계산한다면 ‘1+2+3+……+9+10=55’식으로 계산하겠지요.

그러나 유명한 수학자 가우스는 그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해결책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1+10=11, 2+9=11 …… 5+6=11 이기 때문에 11을 다섯 번 더하면 55가 된다.’는 보다 경제적인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이 방법을 적용하면 1부터 200까지 더하는 것은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201을 100번 더하면 되니까 201 X 100 = 201,00 이라는 답이 쉽게 나오게 되지요.

이처럼 뒤의 숫자가 아무리 크다고 할지라도 이 법칙만 잘 응용하면 쉽고 빠르게 풀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차례대로라는 방법만 알고 있는 사람은 어떨까요?

그 뒤의 숫자가 커지면 커질수록 겁을 먹고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지레 겁먹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리들은 온갖 걱정들 사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렇게 겁먹지 말라고, 장차 우리가 추구할 미래에 있을 하느님 나라는 걱정만 한다고 얻어지는 나라가 아님을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물을 찾은 사람, 좋은 진주를 찾은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 비유 말씀을 보면서 과연 이들이 의로운 사람일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아닙니다.

그들은 오히려 정직하지 않은 그래서 불의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보물을 찾았으면 그 보물이 묻혀 있는 밭주인에게 말하는 정직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며, 진주 하나 사겠다고 자신의 전 재산을 처분하는 허영심은 버려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정직하지 못한 사람, 허영심이 많은 사람만이 하느님 나라의 보물을 얻는다는 것을 가르쳐주시는 것일까요?

물론 아니지요.

그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해야 할 일들을 하지 않고, 걱정만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경고를 하시는 것입니다.

지금 해야 할 일들, 특히 주님께서 그토록 강조하신 사랑의 법칙을 지금 당장 실천할 때에 하느님 나라는 쉽게 우리의 것이 될 수 있음을 말씀하십니다.

사실 우리들은 너무나 많이 미룹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지레 겁먹고 걱정하면서 뒤로만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잠시 뒤에, 내일에, 다음 주에, 내년에…….’ 라는 식의 말을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는 사이에 하늘나라의 보물은 내 몫이 아니라, 다른 이의 몫이 되고 말 것입니다.

 

 

 

 

두 수도사 이야기

(린다 딜로우, ‘만족’중에서)

 

한 수도사가 감람나무 묘목을 심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기도했지요.

 

“주님, 여린 뿌리가 먹고 자랄 수 있는 비가 필요해요. 부드러운 소나기를 보내주세요.”

 

그러자 주님은 부드러운 소나기를 보내주었습니다. 수도사는 기도했습니다.

 

“주님, 나무에겐 태양이 필요해요. 태양을 비춰주세요. 주님, 간구합니다!”

 

그러자 방울진 구름 사이로 햇빛이 미끄러지듯 내리비쳤습니다.

 

“나의 주님, 이제는 서리를 내려주세요. 세포를 지탱하려면 서리가 필요해요.”라고 수도사가 외쳤습니다.

 

그런데 이런! 어린 나무는 서리를 맞고 반짝이며 서 있다가, 저녁이 되자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이 수도사는 다른 수도사의 방을 찾아가 그 이상한 경험을 말해주었어요. 그러자 “나도 작은 나무를 심었었지”라고 다른 수도사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보게나! 그 나무는 이렇게 잘 자라고 있다네. 나는 나무를 하느님께 맡겼어. 하느님은 이걸 창조하신 분이시니 나 같은 인간보다 필요를 더 잘 아시니까 말일세. 어떤 조건도 걸지 않았어. 방법도 수단도 정하지 않았지. 나는 ‘주님, 이 나무에게 필요한 것을 보내 주세요. 폭풍우이건 햇살이건 바람이건 비이건 서리이건, 주님이 창조하셨으니 주님이 아십니다.”라고 기도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