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말씀 , 알림목록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어느 사업가가 갑자기 중병을 얻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차례 수술을 받으면서 그는 오직 목숨만이라도 건질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잃어도 감사하겠다고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를 들어주셨는지, 그는 마침내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지요.

그는 정말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보니 수십 년 동안 일궈 놓은 사업이 엉망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가 병원에 있는 동안 사업을 돌보던 사람이 잘못해서 사업이 망하게 된 것이지요.

수십 년간의 수고와 땀이 물거품이 되어 버린 것을 보고 그는 절망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목숨만 건질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잃어도 감사하겠다는 처음 마음은 완전히 잊어버렸지요.

대신 살아야 할까 죽어야 할까를 고민하면서 세월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찾아왔고 그는 그 친구에게 자신의 사업이 망했다며 원망 가득한 말을 쏟아 붓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절망적인 상황이라 살고 싶지 않다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습니다.

이에 묵묵히 듣고 있던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네보다는 내 조건이 더 불행한 것 같은데? 자네도 알다시피 나는 몇 년 전의 사고로 두 다리를 잘랐지. 그래서 비록 의족을 하고 있지만 생명을 보전하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밝게 살아갈 수가 있네. 그런데 자네는 이미 건강을 되찾지 않았는가? 따라서 나보다 훨씬 더 상황이 좋은데 뭘 그렇게 불만이 많은가?”

친구의 말에 그는 몹시 부끄러웠지요.

두 팔도 두 다리도 온전하고, 건강도 회복되었는데 원망과 불평으로 시간을 보낸 것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용기를 내어 다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나쁜 것보다 더 큰 문제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상황을 나쁘게 해석하는 습관이라고 합니다.

할 수 없다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마음으로 그 상황을 더욱 더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러나 반대로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은 행복의 길에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간 사람입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우리들을 행복으로 이끌기 위해서 작은 것을 통해서도 큰 것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모두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저 많은 군중을 배불리 먹을 수 없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는 모두를 배불리 먹이시는 큰 기적을 행하셨던 것입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만 있으면 나머지는 주님께서 채워주십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가져왔던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큰 기적을 일구어냈듯, 우리의 작은 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주님께 바치는 우리의 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그 정성 안에서 주님께서는 큰 기적을 일구어 내십니다.

 

사랑, 그 허리 끊어지는 말 (김정환).

 

 

단골손님

(김미영, ‘좋은생각’ 중에서)

 

나는 할인 마트에서 일하는 판매 사원이다. 날마다 출퇴근을 반복하고 손님에게 햄을 파는, 그야말로 단순하고 따분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이런 내 일상에 미소짓게 하는 일이 있었다.

 

하루는 휠체어를 탄 여자 두 분이 오셨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나는 미소 지으며 시식을 권했다. 두 분은 고개를 가누지 못하며 어렵게 햄을 맛보셨다. 그러고는 그 제품을 달라고 하셨다. 나는 제품을 휠체어 주머니에 넣고, 감사 인사를 했다.

 

며칠이 지나 두 분은 또 햄을 사 가셨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해 내 단골손님이 된 어느 날이었다. 퇴근길에 그 두 분이 휠체어에 앉아 장사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힘겨워 보이기는 했지만, 분명 얼굴에는 여유와 행복이 묻어났다. 좌판에는 직접 만든 휴대전화 장식 줄과 열쇠고리, 그리고 예쁜 액세서리가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친구 부부에게 선물할 휴대전화 장식 줄을 두 개 샀다. 그때 한 분이 힘겹게 말씀하셨다.

 

“우리가 왜 아줌마가 파는 햄을 사는지 아세요?” 나는 “맛있으니까 사시겠죠.”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뒤이은 그분 말씀은 메마른 내 가슴을 너무나도 아프게 했다. “아줌마는 우리를 보통 사람하고 똑같이 대해 줘서예요!”

 

마트에 가면 장애인이라고 특별히 신경 써 주는 직원이 있고, 안됐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단다. 하지만 그분들이 바라는 건 특별대우나 애처로운 눈빛이 아닌 일반인과 다름없는 시선으로 봐 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하품한 것도 아닌데 눈가가 촉촉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