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옛날에 청년들하고 모임을 하고 뒷정리를 하게 되면 하는 사람만 설거지를 하고, 하는 사람만 걸레질을 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항상 뒤에서 잔소리만 할 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지요.
한 청년은 매번 설거지를 하러 부엌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 친구의 단점은 적극적으로 일을 하기는 하는데, 자주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즉, 그릇을 깨뜨리는 일이 빈번하지요.
그래도 늘 먼저 부엌으로 들어 갑니다.
또 한 청년은 아예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설거지 좀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이런 말을 해요.
“신부님, 제가 설거지하면 그릇 다 깰 거예요. 그릇 깰까봐 설거지를 못하겠어요.”
이 두 청년 중에서 누구를 더 좋아할까요?
당연히 그릇을 깨뜨릴지라도 설거지를 하러 들어가는 청년이겠지요.
누군가 이런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접시를 닦다가 깨뜨리는 것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접시를 깨뜨릴까봐 아예 닦지 않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으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용서 받지 못할 행동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들이 이런 모습을 취할 때가 얼마나 많았던지요?
설거지를 해서 그릇을 깨 먹더라도 적극적으로 일하려는 청년을 더 좋아하는 것처럼, 우리 주님께서도 실수를 많이 하더라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더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오늘 우리들은 한 해를 마무리해 가는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 그 절정에 자리한 팔월 한가위를 맞이합니다.
그러면서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겠지요.
그리고 이제까지의 우리 모습을 다시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서 지금 이 순간을 최대한 노력하며 살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그래야 나중에 우리가 이 세상에서 거둔 수확물을 가지고 주님 앞에 나아갈 때 칭찬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지요.
이렇게 가장 좋은 오늘, 우리의 모습을 다시금 반성하면서 주님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랑으로 생긴 병은 약이 없다. 오로지 그 사람을 더욱 사랑하는 것만이 유일한 약이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