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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독] 주교회의, 악마 묵주·가짜 기적의 메달 주의 당부

<가짜 기적의 메달 사례.>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가 외국에서 발견된 변형되고 왜곡된 성물 모조품이 국내에도 유통되는 것과 관련해 신자들의 주의를 요청했다.

성물은 일반적으로 교회 전례와 기도, 신심 행위에 사용하는 물건으로, 신심 행위와 신앙 증진을 돕는다. 그래서 신자들은 사제의 축복을 받은 후 성물을 사용한다.

성물에 표현된 상징들은 교회가 공인한 교리와 전승에 부합해야 한다. 교회는 “신자들이 집에 두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사용하거나 목둘레에 늘어뜨리고 다니도록 제작된 성상(성물)들이, 하찮은 물건이 되거나 잘못된 용도로 쓰이지 않게 주의”시킨다.(교황청 경신성사성 「대중 신심과 전례에 관한 지도서」) 변형되고 왜곡된 모조품은 그릇된 신심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악마 묵주. 십자고상에서 예수님의 머리 위에 유혹하는 자의 표상인 뱀의 머리가 있다. 십자가 가장자리는 오각형 모양으로 돼있고, 태양 광선 형상이 새겨져 있다.>

 

 

 최근 주교회의 전례위원회(위원장 장신호 요한보스코 주교)가 사목자들로부터 받은 제보에 따르면 ‘악마 묵주’와 ‘가짜 기적의 메달’이라 불리는 변형되고 왜곡된 성물 모조품이 국내에도 유입되고 있다. 이에 주교회의 사무처는 지난해 12월 28일 전국 교구에 공문을 보내 변형되고 왜곡된 성물 모조품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 모조품들은 성물 판매소를 표방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발견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모조품을 조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교회가 인준한 성물의 형상을 바르게 알고 구입하는 것이다.

 

‘악마 묵주’라 불리는 모조품은 십자고상에서 예수님의 머리 위에 유혹하는 자의 표상인 뱀의 머리가 있다. 십자가 가장자리는 오각형 모양으로 돼있고, 태양 광선 형상이 새겨져 있다.

 

‘가짜 기적의 메달’의 유형은 여럿인데, 1830년 프랑스 파리에서 성모님께서 가타리나 라부레 수녀에게 발현, 계시하신 말씀에 따라 만들어진 ‘기적의 메달’을 변형·왜곡시킨 형태다. ‘가짜 기적의 메달’ 앞면은 성모님의 윤곽이 흐릿하거나, 둘레에 새겨진 ‘오,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님, 당신께 매달리는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O MARIE CONÇUE SANS PECHE PRIEZ POUR NOUS QUI AVONS RECOURS A VOUS)’라는 기도문의 일부가 삭제됐다. 뒷면은 십자가가 흐릿하고 성모님을 상징하는 ‘M’이 뒤집히거나 별들의 배열이 변형된 것도 있고, 성심 형상에 가시관과 칼이 빠진 것도 있다.

 

만약 이미 지닌 성물 중에 변형되거나 왜곡된 것이 있다면 바로 폐기하면 된다. 혹시 모르고 모조품으로 기도를 바쳤거나 사제의 축복을 받았더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성물에 바치는 공경은 성물이 나타내는 원형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트리엔트공의회 「성인들의 유해와 성화상에 관한 교령」) 또 왜곡된 모조품에 대한 축복도 효과가 없다.
가톨릭대학교 전례학 교수 윤종식(티모테오) 신부는 “왜곡된 성물 모조품은 신자들의 신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서 “축복은 하느님의 복을 기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올바른 신앙을 이끌지 못하는 모조품이라면 축복의 효과 자체가 없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 가톨릭신문가톨릭평화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