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말씀

‘재의 수요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전에 방송국 다니는 분들에게 들었는데 방송 전에는 설탕이 들어간 음식은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설탕이 들어간 커피를 마시고 들어가도 목이 메이거나 맑은 목소리가 아니라 쉰 목소리가 나기에 삼가 한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도 이 설탕과 같은 것은 너무나 많다고 생각되네요.

즉, 입으로 들어갈 때는 달고 맛있지만 실제로 방송하는 데는 커다란 장애가 되는 것처럼, 내 삶 안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실제의 삶 안에서 나의 커다란 장애로 다가오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또 반대로 입에 들어갈 때는 아무런 맛도 없는 물이 오히려 말하는 데 더 커다란 도움으로 다가왔던 것처럼, 별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것들이 내게 꼭 필요한 것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더 많지 않습니까?

진정으로 내게 도움이 되는 것, 진정으로 나를 살리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또한 입에만 단 것도 아닙니다.

그보다는 나에게 살과 피가 되는 것. 순간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한 것이 바로 나에게 진정한 도움이 되는 것이며, 나를 진정으로 살리는 것입니다.

그 길을 주님께서 직접 우리들에게 보여주셨습니다.

바로 십자가의 길입니다.

물론 아주 힘들어 보이지요.

그러나 그 길에 끝에는 부활이라는 영광이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우리가 자신의 십자가를 자기고 당신을 따르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바로 사순시기가 시작되는 날, 십자가 길의 시작입니다.

이 시작의 날에 우리들은 과연 무엇을 찾으면서 나아갈 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냥 단순히 매년 반복되는 하나의 행사 정도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진정한 구원의 길, 나에게 참된 생명을 가져다주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힘껏 이 사순시기를 지내겠다는 결심을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재의 수요일 예식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머리에 재를 얹고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다시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라는 말씀을 들을 것입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바로 이 순간 부질없이 쌓아 올렸던 삶의 허식들을 벗고 본래의 우리 모습을 발견해 보면 어떨까요?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하나의 결심을 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