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의 미소 47회
나의 달란트는 선종봉사
글 : 차엘리사벳
요즘에는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며 사람들이 많이 대담해졌다. 입관할 때 고인에게 인사를 하라고 하면 고인의 몸을 만지거나 얼굴에 볼을 대기도 한다.
예전에 집에서 장례를 치르던 시절에는 가족이라 해도 죽은 사람만지는 것을 매우 무서워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가족들은 바라보기만 하고 우리 봉사자들이 방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고인에 대한 모든 수습을 다하였다.
봉사자 한 명이 연령회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고인의 머리를 잡게 되었다.
수의를 입히려면 고인의 머리가 베게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잡아주어야 한다. 그 봉사자의 말에 의하면 고인의 머리를 잡는 순간, 차디찬 시신의 피부가 손바닥에 닿을 때 섬찟한 기분이 들었는데, 그 후부터 멀쩡했던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여 몇 달 동안을 고생하며 힘들게 지냈다고 한다.
‘남은 삶을 연령회 봉사나 하면서 잘 살아야지!’ 하며 입회한 봉사자 한 명이 있었다. 그는 입관하는 날 수의를 다 입혀놓은 고인의 옷자락을 손끝만 닿을 정도로 한번 만져보더니 너무 무서워하며 연령회 봉사는 접어야겠다며 탈퇴하였다.
전임 회장이었던 형제 한 분의 경우는, 처음으로 염을 하고난 그날 밤부터 오랫동안, 잠자리에 들기만 하면 죽은 시신이 벌떡 일어나는 꿈을 꾸곤 하여 잠자리에 들기가 불안했었다고 한다.
나는 연령회에 입회하여 험하고 다루기 어려운 시신(교통사고사망자, 부검한 시신, 추락사시신 등)을 여러 차례 다루어 왔어도 꿈자리가 사납거나 두려워본 일이 한 번도 없었으며, 그들이 너무도 가엽고 불쌍하여 기도를 더 많이 해주었다.
예전에, 집에서 장례를 치르던 시절, 수시나 염을 할 때, 시신만지는 게 꺼려서 장갑 사용하는 줄로, 유가족들이 오해할 수 있으니 맨손으로 하라고 하여, 손에 고인의 오물을 묻히는 일이 허다했다.
맨손으로 시신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독한 메칠알콜에 적신 솜으로 전신을 닦아주고 나면 손이 험해져서 트기 때문에 봉사자들은 손에 영양크림을 듬뿍 발라주곤 하였다. 그러나 나는 집에서 설거지만 해도 손이 트는데 맨손으로 염을 한 날은 크림을 바르지 않아도 손이 매끄럽고 고왔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