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의 미소 56회
장례식장 2편
글 : 차엘리사벳
집에서 장례를 치르던 시절에는 초상이 나면, 무거운 성물가방과 시상판(시신을 눕혀놓는 판자)을 가지고 가곤 했는데 장례식장 이용이 차차 늘어나자 우리의 가방무개도 줄었고 흉물스러운 시상판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운명한 고인을 병원에서 수습해 주기 때문에 연령회 봉사자들이 예전보다 많이 편해 졌고 늦은 밤에 초상이 발생해도 밤늦게 가지 않고 이튿날 아침에 가서 처리해 준다.
장례식장 시설도 처음에는 허술하였으나 이제는 너무도 좋아져서 웬만한 집보다 더 편하게 갖추어져 있어서 여름에는 추울 정도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주고 겨울에는 더울 정도로 온도를 높게 해놔 다운잠바를 입은 채 앉아 연도를 하려면 너무 더워 겉옷을 벗지 않으면 땀이 줄줄 흐를 정도였다.
장례식장에 샤워 실이 있는 것은 기본이고 어느 장례식장은 유가족들이 편히 잠잘 수 있도록 침대와 금고도 준비되어있으며 음식종류도 다양하게 잘 나와 집 밥보다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상조회가 우후죽순 불어나 연령회 봉사자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염하는 일을 가족들이 원하지 않으면 안 해도 되며, 장례문화가 많이 변화되어 매장보다는 화장해서 봉안당(납골당)에 모시거나 수목 장, 잔디 장, 산골을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장례봉사 하는 일이 많이 편해졌는데도 연령회 봉사가 힘들다며 교우들이 연령회 가입을 꺼려하여, 내일이면 무덤에 들어갈 만큼 늙어버린, 내가 이 일을 계속하고 있어 유가족들 앞에서 고개를 들기도 미안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