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의 미소 58회
화장터 2편
글 : 차엘리사벳
고인을 모시고 화장장에 도착을 하면 새로운 장면들이 펼쳐진다.
고인을 모신 운구 대를 직원이 밀고 안으로 들어가면 유가족들은
“아이고”
“아이고”
하며 울면서 뒤를 따르는데 어떤 사람은 화장터가 떠나갈 정도로 악을 쓰며 울어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살아있을 때 잘하지.”
라며 사람들이 수군대기도 한다.
화장장에 모인 유가족들의 신앙에 따라 예식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같은 시간대에 시신이 화구에 들어가면 나란히 붙어있는 관망 실 앞에서 각각 다른 종교예식도 겹치게 되는데, 그럴 때는 남대문 도떼기시장보다 더 시끄럽고 소란하여 정신마저 쑥 빠진다.
개신교, 불교, 천주교 등이 함께 예식을 하게 되면, 불교에서는 스님이 염불을 하면서 종을 ‘뗑그렁’ ‘ 뗑그렁’ 힘차게 흔들고, 개신교에서는 찬송가를, 천주교에서는 연도를 동시에 하니까 기도내용을 알아들을 수가 없어 유가족들에게 우리 기도소리를 듣게 하려고 음성을 더욱 높이게 되면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로 종을 더욱 크게 흔들고 찬송가소리도 더욱 높여,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장내가 시끄럽다.
우리 우측에는 ‘남묘호렌게쿄’가 좌측에는 개신교와 불교인들이 줄을 이어 예절을 시작하였고 거의 비슷한 시간에 예절을 마치게 되었는데 우측의 ‘남묘호렌게쿄’는 계속 기도중이기에, 기도내용을 들어보니
“남묘호렌게쿄!”“남묘호렌게쿄!”
“남묘호렌게쿄!”
라고 똑같은 내용의 호칭을 쉬지도 않고 계속 부르고 있었다. 신기하여 살펴보니 두 팀으로 나뉘어 기도가 끈기지 않도록 교대로 정성스럽게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