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의 미소 60회
산골 1편
글 : 차엘리사벳
우리 어머니의 대녀 한 명이, 당신이 죽으면 산에 매장을 하도록 하고 자녀들에게 연미사 예물을 미리 유산으로 남겨주어 오래도록 연미사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자랑하며 재산을 모으며 근검절약하면서 검소하게 살았다.
대녀가 지병으로 사망하자 냉담중인 그의 자녀들이 어머니의 장례에 대하여 망설이자, 천주교인이니 천주교식으로 장례를 해야 한다고 연령회에서 권하여 천주교식으로 장례를 치르게 되었다.
그의 장례를 치르면서 고인이 생전에 생각했던 대로 된 것이 한 가지도 이루어지지 않아 보기에 안타까웠다.
그는 매장을 하도록 묘 자리도 미리 사놓았는데 큰아들이 해외에서 영주권을 받아 살고 있는 처지라 어머니 묘를 관리할 수가 없게 되자 어머니를 화장터에서 화장하여 산골을 하였다.
봉안당(납골당)에도 못 들어가고 산골을 하게 될 줄, 고인은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관리 못하느니 오히려 잘 된 일이지!”
라고 하였고 어떤 이들은 혀를 차며 안타까워했다.
자녀들이 모두 냉담을 하고 있으니 연미사의 의미도 모르는 자녀가 과연 어머니를 위해 연미사를 얼마나 넣어 줄 것인지도 의문이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