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세이

죽은이의 미소 20회

故人의 미소6편 

2남 2녀를 둔, 80세의 율리안나 자매님은 고혈압과 당뇨병을 지닌 환자로써 병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자녀들과 떨어져 홀로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사망하였다는 연락을 받고 갔더니 방안에서는 한여름의 삼복중이라 그런지 벌써 시신에서는 냄새가 진동을 하여 코를 찔렀다.

“전화를 여러차례 걸어도 어머니가 받지 않으시기에 와보았더니… ”
율리안나의 아들은 말을 중단하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고 나서 말을 계속하였다.
“나흘 전에도 통화를 하였는데 그때는 감기로 인해 약을 복용하고 계셨는데 다 나았으니 염려 말라고 하셨습니다. 운명하신지 3~4일 정도 되는 거 같아요.”

고인 율리안나의 시신은 부패하여 비록 냄새는 심하지만 얼굴색은 비교적 좋았으나 매우 슬퍼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어 금방이라도 고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혼자서 죽음의 관문을 넘어갈 때 얼마나 외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나도 갑자기 눈물이 앞을 가렸다.

 

 

 

부모는 자녀를 힘들지 않게 해주려고, 부담주지 않으려고, 혼자 기거하는 이들이 많았다. 자신이 평생을 고생하여 장만한 집은 자녀에게 주고 나서 남의 집 문간방이나 지하방에 월세로 살다가 혼자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 독거노인의 장례를 우리는 수없이 치루었다.

어떤 이는 자녀가 없다고, 독신이라며 끝까지 숨기고 혼자 살다가 임종이 가까워지자 유서에 자녀의 주소와 이름을 남겨놓고 혼자 운명한 이도 있었는데 장례를 치루면서 알고 보니 그의 자녀가 서울대학 교수였다.
요즘 세상은 자녀가 있는 부모나, 자녀가 없는 부모나, 죽음의 기로에서는 똑같은 처세가 되어버렸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