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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의 미소 42회

무너져 내린 무덤3

: 차 엘리사벳

 

시신을 못 찾은 대세자의 유가족들은 해결사를 동원해 명동성당으로 와서 고함을 치며 입에 담지 못할 상스러운 욕설로 추기경(김수환 스테파노)을 들먹이며 추측으로 억지공갈협박을 다하였다. 이 때 김영걸 감독이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보여주어 오해를 면할 수가 있었다.

3개월 간 용인 재해의 현장에는 미사를 집전할 수 있도록 제대가 차려져 있어, 신부님들이 오실 때마다 연미사를 집전해주셨다. 교우들의 발길도 끊임없이 이어져서 천막아래 삼삼오오 모여 앉아 연도를 하였는데 어느 교우는 악취에도 불구하고 한 달이 넘도록 매일 와서 연도를 하기도 했다.

 

3개월 간, 용인 재해현장에 와서 수고한 사람들이 많지만,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일을 도와준 분들이 많았는데 특히 유가족들에게 시신을 찾아주려고 DNA검사를 하기 위해 해부학교수 2명이 나와서 수고를 하였고, 연령회 연합회나 각 본당에서는 연령회 회장들이 나와 시신을 찾은 가족들의 일을 수습해주기도 하였으며, 교구의 산하단체에서도 회장들이나 위원장들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나와 봉사를 하였는데 11월이 다가고 12월이 되면서 날씨가 추워지자 교우들의 발길이 뜸해지기 시작하였다.

훼손된 시신들은 모두 해부학교수 2명이 DNA검사를 하여 가족들에게 시신을 찾아주었고 시신을 찾게 되면 새로운 관에 시신을 입관하여 묘를 다시 조성해주었고, 끝내 시신을 찾지 못한 가족(40명)은 위령탑을 세워주기로 하였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와 재해복구를 마치고 완전히 마무리를 할 때까지, 끝까지 남은 사람이 20여명 쯤 되는데 이들은 대부분 교구의 산하단체의 회장님들이나 위원장들이었으며 그들 중에 우리 신랑도 끼어있다.

나는 많은 시신을 수습하고 염을 했기 때문에 나만 대담한줄 알았더니 우리 신랑은 나보다 더 용감하고 대담하여 놀랬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