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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의 미소 50회

수의(壽衣)1편

글 : 차엘리사벳

 

요즈음에는 상조회가 우후죽순 불어나 어르신들이 수의에 대한 관심이 줄었으나 예전에는 나이가 들고 병이 나면 수의 걱정부터 하였다. 임종하기 직전에 입는 옷과 임종 후 입관하기 전, 염을 할 때 입는, 삼베로 지은 수의를 생전에 준비해 두는 이들이 많았다.

입관을 하기 위해 고인을 안치실에서 드러내면 생전에 대우를 잘 받았는지, 못 받았는지, 자녀들의 정성이 드러나기도 한다. 故人이 흰 한복이나 깨끗한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면, 죽은 시신이지만 보기에도 좋고 고인이 매우 행복해 보이며 염 수습을 하는 우리도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고인이 속옷이나 내복 도는 병원 복을 입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매우 초라하고 측은한 느낌이 들어 고인이 불쌍해보였다. 하지만 고인이 생전에 수의와 옷을 준비해 두었더라도 자녀들에게 미리 교육을 시켜두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지금은 공해를 줄이기 위해 화장터나 묘지에 소각장이 없어졌지만 예전에는 고인의 옷을 태우는 소각장이 있었다. 장례를 치른 가족들이 고인의 옷을 태우기 위해 소각장에서 옷을 소각하려다가

 

“엄마는 입지도 않으면서 전설 속에 나오는 유령 옷 같은 이런 옷은 언제하신거야?” 라며 옷가지를 펼쳐들었다.
“아이 구, 돌아가시기 전에 입혀드렸어야 하는데, 그 옷이 있었는지 모르고 계셨군요.”
“우리는 수의 상자의 삼베옷만 생각했어요.”

 

나는 연령회 봉사를 하면서 교육적으로 받을 수 없는, 중요한 일들을 스스로 깨닫는 경우가 많았다. 젊고 건강해도 죽음이란 어느 때 갑자기 올 수도 있기 때문에 기억력이 떨어지기 전에 또는 치매가 오기 전에 자녀들에게 일러주어야 할 문제들을 연령회 봉사를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