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의 미소 52회
수의(壽衣)3편
글 : 차엘리사벳
고인(故人)이 생전에 준비해둔 수의를 가족들이 영안실로 가지고 왔다. 고인이 수의를 준비한지가 오래되었는지 수의 상자가 누렇게 색이 바래있었다.
“우리 어머니가 오래전에, 가장 좋은 삼베를 주문하여 수의를 만들어 두었어요.”
고인을 한지로 감싸고 나서 수의를 입히려니까 수의가 힘없이 찢어지며 부서져서 입힐 수가 없었다. 수의를 살펴보니 삼베는 좋은 것으로 지었으나 보관을 잘 못하여 수의가 삭아버린 것이다.
순수한 삼베는 온도와 습도를 잘 맞추어서 보관해야 한다.
우리 친정엄마는 수의를 지은 지 40년이 넘었어도 새것이나 다름없었다.
나무상자나 종이 박스에 수의를 넣고 2년에 한 번씩 확인하여 방충제를 넣고 신문지로 싸서 보관해야하며 인쇄한지 얼마 안 된 신문지는 인쇄의 기름 냄새로 인해 해충이 접근하지 못하므로 신문지도 자주 갈아주어야 한다.
요즘에는 장례문화가 바뀌어 매장보다는 대체로 화장을 하기 때문에 매장이 아니라면 값비싼 수의를 미리 준비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또한 상조회에 가입을 많이 하므로 수의를 미리 준비해둘 필요가 없으며, 고액을 들여 준비해둔 수의가 있더라도 상조회에서는 수의 값을 빼주지 않을 것이고 빼준다 하더라도 소액일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