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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의 미소 55회

장례식장 1편

글 : 차엘리사벳

집에서만 장례를 치르다가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르게 되니까 제일 좋았던 점은 염, 습을 할 때 쪼그리고 앉지를 않아서 좋았다.
운구대위에 고인을 눕혀놓고 서서 염, 습을 하니까 발도 저리지 않고 일하는 것이 훨씬 편한데 한 가지 문제점은 염습 실(시신 안치실)이 겨울에는 너무 춥고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힘들었다.

장례식장을 병원 뒤편의 창고나 공터에 임시 가건물을 지어 이용하는 곳도 있는데 어느 장례식장은 안치실의 문짝이 서로 맞지를 않아 문사이가 하늘이 보일만큼 떠있고 문짝 밑도 손가락 한 마디 만큼이나 떠있어 그 사이로 여름에는 햇살이 비치고 겨울에는 찬바람과 먼지가 숭숭 들어와서 손발이 시리고 차가운 고인의 몸까지 만지며 수습하려면 내 몸이 고인의 몸보다 더 동태가 될 정도였다.

고인의 몸이 깨끗하고 상처가 없을 때는 수습이 빨리 끝나는데 고인이 사고나 투병을 심하게 한 사람은 수습시간이 길어져, 여름에는 땀으로 목욕을 하고, 겨울에는 내 몸도 얼어 고인의 몸만큼이나 동태가 될 정도였다.

“이병원은 돈도 많을 텐데 장례식장의 문이나 좀 고치지 너무 추어서 생사람도 얼어 죽겠네!”
“장례식장에서 수습하는 것만 해도 고맙고 편리한데 뭘 그래요. 집에서 할 때는 발이 저려 쥐가 날 정도였는데…!”

내가 집에서 장례를 마지막으로 치른 것이 2002년 10월이었다.
장례식장을 이용하게 되자 그 당시에는 음식도 집에서 날라다 준비했는데 지금은 음식물 반입도 안 돼, 맛이 있건 없건 장례식장의 음식으로 문상객들을 접대해야한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