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세이

죽은 이의 미소 57회

  화장터 1편

글 : 차엘리사벳

 

예전에는 사람이 죽으면 집에서 장례를 치루고 거의 매장을 하였는데 이제는 매장하기보다 화장장에서 화장하여 봉안당(납골당)에 모시는 이들이 더 많았다.

60년대만 해도 홍재동에 화장터가 있었다고 한다. 우리 신랑 친구의 아버님이 돌아가시어 홍재동의 화장터에서 화장을 하게 되었는데 고인을 화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유리창이 있어 들여다보니,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시신이 슬그머니 일어나 앉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소리를 치니까 시신이 타는 과정이라고 설명을 해주더란다.

 

우리 신랑이 시신 화장하는 모습을 본 후로는 꿈에서도 시신이 타오르는 불속에서 ‘벌떡’ ‘벌떡’ 일어나는 꿈을 꾸곤 하여 한동안 힘들었다고 하며 당신은 죽어도 화장은 안 할 거라고 하더니만 우리 본당에서 납골당을 지어 분양하기 시작하자 우리 신랑은 서둘러 납골당을 우리 아들 자리까지 분양받아 놓았다.

화장터가 벽제로 옮겨진 후 여러 차례 화장터 이름이 변경 되었는데 현제는 ‘서울시립승하원’ 으로 되어있다.
화장터 근처에는 바람이 불면 화장하는 냄새가 난다는 둥, 재가 많이 날라 온다는 둥, 여러 속설이 많았는데, 말로만 듣던 화장터를 처음으로 가게 되었을 때 냄새가 나거나 재가 날리는 것은 모르겠는데 화장장 근처의 나뭇잎들이 모두 희끗희끗한 먼지가 앉아 녹색의 빛을 잃고 있었다.

예전에는 화장하는 시간도 오래 걸려 3시간까지도 걸렸는데 지금은 시설이 좋아져 60분~80분이면 끝나고, 쇠절구로 유골을 ‘쿵’ ‘쿵’ 빻아 담아주던 일도 발전되어 기계로 분쇄하여 순식간에 분골로 만들어 담아준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