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세이

죽은 이의 미소 61회  

산골 2편

글 : 차엘리사벳

지방에서 고인을 매장할 때는 경우에 따라 상여를 멘 상두꾼들이 선소리꾼의 상두소리에 맞추어
“어~허! 어~허!”
하며 가다가 상주들에게서 고인의 노자를 얻어내기 위해 조금 걷다가 쉬고, 또다시 조금 걷다가 쉬며 가족들에게 애를 먹이며 운구를 한다.

산에 도착을 하면 그 곳에서 땅을 파던 일꾼들이 고인을 광중에 모시고
‘에~헤~달~구’
‘에~헤~달~구’
하고 달구질을 하면서 또다시 고인의 노자 돈을 요구하며 상주들에게 애를 먹인다. 그런데 장례문화가 변하여 대부분 화장터를 이용하고부터는 고인의 노자 돈을 주는 사례가 없어지고 납골이나 산골을 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유해(遺骸)를 관리할 가족이 없는 경우, 대부분 산골을 하는데, 예전에는 산이나 바다에 유해를 직접 뿌렸으나 환경을 오염시키는 공해가 되어 금지되었고 화장터 근처에 유택동산을 만들어 무료로 산골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유택동산에 올라가면 석상으로 된 제대가 있고 제대 위에는 돌로 된 조그만 뚜껑이 있는데 뚜껑을 열면 유해를 쏟아 넣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초창기에는 유해를 쏟아 넣을 때 갑자기 바람이 불면 유해가 날려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머리와 옷에 재가 날라 와서 바람을 피해 사람들이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게 되는데, 유족들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경망스러워 보여 나는 점잔을 빼느라 그 유해를 모두 받으며 꼼짝도 하지 않고 예절을 끝내곤 했다.

예전에 산골을 하는 날에는 제발 바람이 불지 않기를 바라며 유택동산을 올라가곤 했는데 지금은 제대 주위를 둘러막아 바람이 불어도 유해가 날리지 않도록 시설이 잘 되어있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유택동산에 쌓인 유해는 모아서 용미리 등 특정장소에 합동으로 매장을 하고 그 자리에 위령탑을 세워준다고 들은바있다.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사후에 산골 할 것을 자녀에게 미리 유언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유언은 자녀가 지킬 수도 있고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