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말씀 , 알림목록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요즘 날씨가 너무 덥습니다.

낮에는 도저히 밖에 있지 못할 정도로 뜨거운 날씨가 아닌가 싶어요.

그러다보니 별의별 상상을 다 하게 되네요.

만약 어떤 노래 가사처럼 흰 눈이 펑펑 내린다면 어떨까요?

또한 30도를 훨씬 넘는 요즘의 날씨가 아니라,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씨가 된다면 어떨까요?

처음에는 분명히 신날 것입니다.

눈이 오니까, 또 시원하니까…

하지만 영하의 날씨에서 지금 여러분들이 입고 있는 옷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겠어요?

아마 곧바로 집으로 들어가서 두꺼운 옷들을 찾아서 입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겠지요.

“날씨가 미쳤나? 여름이 여름다워야지, 왜 이렇게 추운거야?”

맞습니다.

내 순간적인 상상이 신날 것 같지만, 그렇게 좋은 상상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상은 또 어떨까요?

만약 내가 동물의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이것 역시 분명히 신나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분명히 해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농부가 우연히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겼습니다.

너무나 기뻤습니다.

그런데 자기 집에서 기르고 있는 닭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에요.

“내일 저 개가 죽을꺼야.”

그리고 정말로 집에서 키우는 개가 다음 날 죽었습니다.

이 농부는 깜짝 놀랐습니다.

글쎄 예언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닭이 자신의 집에 있었고, 그 예언을 자신이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다음 날 닭은 또 말합니다.

“외양간에 있는 소가 내일 죽을꺼야.”

그는 얼른 소를 내다 팔았습니다.

물론 죽기 전에 소를 팔았기 때문에 비싼 값을 주고서 팔을 수 있었지요.

그리고 그 소는 다음 날 정말로 죽었습니다.

농부는 닭의 예언을 그대로 잘 듣기 시작했습니다.

돼지가 죽는다고 하면 돼지를 얼른 팔고, 염소가 죽는다고 하면 염소를 얼른 팔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닭이 이렇게 말합니다.

“주인인 농부가 내일 죽을꺼야.”

이 농부는 어떠했을까요?

그때서야 동물의 말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끔찍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나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능력은 그에 걸맞는 고통과 시련도 함께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들은 그래도 좋으니 그러한 능력을, 또한 자신의 상상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루어지면 후회하면서 말이지요.

주님 거룩한 변모 축일을 맞이해서, 오늘 복음에서는 주님의 거룩한 변모 장면을 제자들이 목격하게 됩니다. 너무나도 영광스러운 장면이었고, 그래서 그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함께 하려면 그에 따른 의무가 주어집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지셨던 십자가를 우리 역시 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후에 예수님의 그 십자가를 지었기에, 미리 보았던 거룩한 변모 장면을 실제로 누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우리들은 과연 어떤가요?

이기적인 마음을 가지고서 특별한 능력만 내게 주어지기를, 그래서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거룩하게 보이기만을 원했던 것은 아닐까요?

하지만 이에 따른 책임도 다가온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주님의 손길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맙시다.

 

 

 

 

선   물

(‘좋은 글’ 중에서)

어느 날 하느님이 인간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 나에게 주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이든 주거라. 그것이 사랑이든 아픔이든 돈이든, 무엇이든 상관 없느니라.”

 

하느님의 말을 듣고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리고 인간들은 하느님에게 무엇인가를 주고 갔다.

 

“하느님 죄송합니다. 저의 슬픔을 가져 가세요. 저의 슬픔을… 저도 자식을 잃은 아픔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픔이나 슬픔, 괴로움을 하느님에게 주었다. 사랑이나 행복같은 좋은 것들을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슬프구나. 내가 이런 인간들을 만들다니…. 모두 나쁜 것들을 나에게 주고, 좋은 것은 자신이 갖는 것이 인간들이란 말인가!”

 

그때 한 사람이 하느님에게 선물을 내밀었다.

 

“받아 주세요.”

 

그것을 본 하느님은 행복하게 웃었다.

 

그 선물은 다름 아닌 어린 아이의 웃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