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2주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당나귀에 대한 유명한 우화가 있습니다.
당나귀 한 마리가 빈 우물에 빠졌습니다.
농부는 슬피 울부짖는 당나귀를 도저히 구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당나귀는 사람들이 끌어올리기에는 너무나 무거웠으니까요.
마침 당나귀도 늙었고 쓸모없는 우물도 파묻으려 했던 터라 그는 당나귀를 단념하고 동네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즉, 동네 사람들과 함께 당나귀를 그 우물에 파묻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동네 사람들은 우물을 파묻기 위해 제각기 삽을 가져와서 우물을 메워 갔습니다.
주인을 비롯한 동네 사람들이 자기에게 흙을 부으니 당나귀는 무척 슬펐나 봅니다.
그래서 힘차게 울부짖기 시작했지요.
그러나 조금 지나자 웬일인지 잠잠해지는 것이 아니겠어요?
동네 사람들은 삽질을 하다 말고 그 이유가 궁금해서 우물 속을 들여다 보았지요.
그런데 그곳에서는 놀라운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당나귀가 위에서 떨어지는 흙더미를 털어 바닥에 떨어뜨리더니 발밑에 쌓인 흙더미를 밟고 점점 높이 올라오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결국 당나귀는 자기를 덮치는 흙을 이용해서 무사히 그 우물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 당나귀의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 역시 이러한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때로는 나를 비난하고 모함하는 말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주저 앉아서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자신을 살려낼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사실 나를 비난하고 모함하는 말들로 인해서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실제로 그러한 느낌으로 인한 부정적인 생각으로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참으로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들은 하느님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에게서 나오는 것들은 긍정적이고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도 오늘 복음을 통해서 말씀하시지요.
“사람의 마음에서,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이 나온다. 이런 악한 것들이 모두 안에서 나와 사람을 더럽힌다.”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하느님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하느님 안에서 참 진리를 쫓기보다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잘못된 것만을 쫓을까요?
결국 제1독서의 모세의 말씀처럼 주님의 명령을 지켜야 하며, 제2독서의 야고보서의 말씀처럼 주님의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부정적인 것들과 함께 하지 않고, 하느님의 마음에서 나오는 긍정적인 것들 안에서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마음과 싸우지 마라. 다만 마음을 옆으로 내려 놓아라.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살아야 할 신비다. (오쇼 라즈니쉬)
타이어의 법칙
작년에 남미 페루의 ‘이카’라는 곳에서 아주 재미있는 샌드보드 체험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사막을 차를 타고 곡예를 하면서 돌아다니다가 경사가 심한 사막 산꼭대기에서 샌드보드를 타고 밑으로 내려오는 것이지요. 정말로 재미있었고 신났습니다.
그런데 그때 참 신기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사막을 돌아다니는 차를 보니 모두 타이어의 바람이 어느 정도 빠져 있는 것입니다. 솔직히 저희 차 타이어 바람이 빠져서 걱정이 되었는데, 다른 차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이지요. 그 이유를 물으니 모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네요. 만약 바람이 가득 채워 있으면 바퀴를 힘껏 굴릴수록 모래 안으로 더 깊이 빠져들기 때문입니다.
타이어의 바람을 빼야 모래 속에 빠지지 않는 것처럼, 우리들의 삶 안에서 빼어야할 부분이 많지 않은가 싶습니다. 욕심, 이기심, 미움, 비교, 부정적인 마음 등등…. 그래야 모래사막과 같은 세상의 갈등 안에 빠지지 않고 주님의 뜻에 맞게 그리고 주님의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욕심
(‘행복한 동행’ 중에서)
다음은 명심보감에 나오는 목동 이야기다.
어느 목동이 양들을 이끌고 풀을 먹이러 들로 나갔다. 마침 그곳에는 산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먹고 있었는데 순간 목동은 욕심이 일어 산양을 모두 끌고 마을로 내려왔다.
이튿날, 비가 내려 들에 나가지 못하게 되자 목동은 집에 있는 풀로 먹이를 만들어 양들에게 나눠 주었다. 평소 기르던 양들에게는 허기를 면할 정도로 적은 양만 주고 산양들에게는 넉넉하게 주었다. 먹이를 조금만 주면 산양이 자신을 떠나버릴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흡족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낸 목동은 이튿날 날이 개자 양들을 모두 이끌고 들로 나갔다. 그런데 들에 도착하자마자 산양들이 도망가 버리는 게 아닌가.
화가 난 목동은 “배은망덕한 놈들! 특별히 먹이도 많이 줬는데 날 배신하고 도망가다니!”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도망치던 산양 중 한 마리가 뒤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기르던 양들을 아무렇게나 대하는 걸 보니 나중에 우리도 그렇게 될 것 같아서요.”
그제야 목동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보이는 것은 기본적인 욕구다. 하지만 새것을 향한 욕심에 눈이 멀어 가지고 있던 것을 소홀히 한다면 결국 모든 걸 잃고 말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곁에서 자신을 묵묵히 지켜준 사람을 되돌아 보자. 우리가 손 내밀지 않는 사이 점점 멀어지고 있을지도 모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