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지향

[강론] 2022.07.31 연중 제18주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어떤 사람이 한 성자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가진 것이라곤 없는데 어찌 그렇게도 밝게 살 수 있습니까?”

이 질문에 성자는 대답했지요.

“저는 지나간 일에 슬퍼하지 않고 아직 오지 않은 일에 근심하지 않습니다. 오직 지금 당장의 일에만 전념하지요. 어리석은 사람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가지고 근심 걱정하고, 이미 지나간 일에 매달려 슬퍼합니다.”

여러분들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와 이미 지나간 일을 어떻게 대하고 있습니까?

오직 지금 당장의 일에만 전념할 때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지금 당장의 일보다는 미래를 걱정하고,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며 힘들게 살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즉, 쓸모없는 걱정과 지난 일에 대해 연연하는 마음 때문에 지금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고, 엉뚱한 일들을 할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요?

그러므로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서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어떤 부부가 있는데, 이 부부는 허구한 날 싸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아내에게 이웃집 사람이 “그렇게 싸우면서도 지금의 남편과 결혼한 이유가 도대체 뭐예요?”하고 물었습니다.

아내는 “서로 반대인 사람끼리 끌린다고 하잖아요.”라고 답하는 것이에요.

다시 “어떤 면이 반대인데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러한 말하더랍니다.

“나는 임신을 하는데, 그이는 못해요.”

말도 안 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긍정적인 이유 덕분에 부부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이렇게 긍정적인 이유를 만들어 나갈 때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께 중재를 청하는 사람은 유산을 제대로 물려받지 못해서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시지요.

“모든 탐욕을 경계하여라.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재물의 유무가 행복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보다는 그러한 탐욕에서 벗어나 하느님 앞에서 떳떳한 사람이 될 때만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들은 끊임없이 걱정과 불안감을 내 안에서 생산하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도 이렇게 말씀하시지요.

“여러분 안에 있는 현세적인 것들, 곧 불륜, 더러움, 욕정, 나쁜 욕망, 탐욕을 죽이십시오. 탐욕은 우상숭배입니다. 서로 거짓말을 하지 마십시오.”

이러한 부정적인 것들을 몰아내고, 대신 긍정적인 이유들을 스스로 만들어서 더욱 더 이 세상 삶에서 충실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옛 인간에서 새 인간으로 새롭게 변화될 수 있으며, 바로 이때 하느님 앞에 진실로 부유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분별력은 겸손함을 갖출 때 두 배의 빛을 발한다(윌리엄 펜).

 

 

못생긴 나무로 살기(‘좋은 글’ 중에서)

 

어느 날, 노자의 제자들이 수백 그루의 나무가 잘려 나간 어느 숲 속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숲 한가운데 가지가 무성한 큰 나무가 서 있는 것입니다. 나무꾼들은 이 나무 그늘 아래서 쉬고 있었지요. 제자들은 이 나무꾼들에게 왜 이 나무만을 남겨두었는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나무꾼 중의 한 명이 대답합니다.

 

“이 나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기 때문입니다. 껍질은 너무 딱딱해 톱날을 망가뜨리기 일쑤고, 조각조각 베어 버린다 해도 태울 때 나는 연기가 눈을 따갑게 만듭니다.”

 

제자들이 이 이야기를 스승인 노자에게 전하자 그는 웃음을 보이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나무와 같은 사람이 되어 한다. 아무 데도 쓸모없는 것처럼 보이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쓸모 있는 존재가 된다면 사람들이 다가와 너를 의자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이 나무처럼 쓸모없다면 홀로 남겨져 더 크고 완전한 존재로 성장할 수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너의 그늘 아래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