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강론

[강론] 2022.12.04 대림 제2주일. 인권 주일. 사회 교리 주간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양과 말을 키우는 농장 주인에게 아들 3명이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세 아들을 불러놓고 유언을 하시는데, 먼저 한 명씩 자신의 소원을 말해보라는 것입니다.

첫째 아들이 양을 기르고 싶다고 말합니다.

둘째 아들은 말을 기르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소원대로 첫째 아들에게는 자신의 양을, 그리고 둘째 아들에게는 자신의 말을 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마지막으로 막내아들이 아버지에게 소원을 말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막내아들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무슨 소원을 말할까?

자신은 양도 가지고 싶고, 말도 가지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아버지 양과 말 다 갖고 싶어요.”라고 말했지요.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곧바로 자신이 신고 있던 양말을 벗어주었다고 합니다.

‘양’과 ‘말’을 합쳐서 말해 보세요.

‘양말’ 맞지요?

말도 안 되는 썰렁한 이야기이지만, 우리들의 욕심을 한 번 생각해보자는 의도로 적어 보았습니다.

사실 우리들은 함께 살아가기보다는 남들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자기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갈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앞선 이야기처럼 형이 가지고 있는 것을 다 빼앗아야 성공하는 것처럼 착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범죄 현장을 직접 보고서도 모른 채 하면서 지나간답니다.

혹시라도 자신에게 피해가 갈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은 혼자만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곳이기에, 하느님께서는 ‘나’만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너’와 ‘우리’를 창조하신 것입니다.

자기만 살아가려는 욕심을 가지고서는 도저히 살아갈 수 없도록 만드셨습니다.

이 하느님의 뜻을 잘 아는 사람은 이웃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끊임없는 욕심 속에서 점점 어려운 삶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긴 바둑에서 하수들은 만방으로 이기려고 욕심만 부리지만, 고수는 반집만 이기면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지요.

이처럼 하느님의 뜻을 잘 아는 고수는 절대로 세속적인 욕심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들은 유다 광야에서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라고 선포하는 세례자 요한을 만나게 됩니다.

그가 왜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외칠까요?

구원을 얻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회개, 즉 세속에 쏠렸던 마음을 돌려 하느님께로 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혼자만 알고 있다가 혼자만 구원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그는 당시의 종교지도자들까지도 꾸짖으면서 회개하라고 선포합니다.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뜻임을 세례자 요한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역시 우리 모두의 구원을 위해서 십자가의 죽음도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늘 나라는 함께 들어가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라는 소리를 듣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우리 각자 각자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할 때인 것입니다.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 제2주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이 대림의 시기에 나만 누릴 축복만을 생각하는 욕심은 말끔히 씻어 버리고, 대신 남을 먼저 생각하고 그들과 함께 주님께 나아가는 은총의 시간을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이제는 함께 해야 할 때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 더 많이 감탄하세요. 가슴을 열고 보면 어디 감탄할 거리가 한두 가지입니까.(정채봉)

 

 

작은 잘못은 용서하라(‘좋은생각’ 중에서)

 

한나라 때 재상 병길은 남에게 너그럽고 자신의 공로를 전혀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어느 날 병길의 마차가 모는 마부가 술에 취해 마차 위에 먹은 음식을 토하고 말았다. 담당 관리는 화가 나 병길에게 그 사실을 알리면서 당장 마부를 쫓아내라고 말했다. 그러자 병길이 말했다.

 

“그런 일로 마부를 쫓아내면 다른 마부들이 마음 편하게 일하기 어렵지 않겠나. 그 마부는 단지 마차를 조금 더럽혔을 뿐이네.”

 

다행히 마부는 쫓겨나지 않고 계속 일할 수 있었다.

 

그 마부는 국경 근처에 살았는데, 어느 날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움직이는 기마병이 황궁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마부는 급히 기마병을 따라가 황궁 경비에게 캐물었다. 그래서 마부는 적군이 국경을 넘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부는 바로 병길에게 달려가 그 사실을 알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제가 듣기로 국경 지역의 관리들이 나이가 많고 병이 들었다고 합니다. 전쟁터에 나가기 어려울 듯합니다.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준비하십시오.”

 

그 말에 병길은 국경 지역 관리의 신상을 살펴보니 과연 모두 나이가 많았다. 병길은 당장 여러 장수의 위치를 확인해 국경 지역으로 파견할 목록을 작성했다. 그러자 황제가 긴급히 병길과 어사대부를 불러 대응책을 의논했다. 그때 어사대부는 한 마디도 못한 반면 병길은 상황을 분석하여 세세한 대응책을 내놓았다. 황제는 기뻐하며 더욱 병길을 신임하게 되었다. 이 모두는 병길이 마부의 작은 실수를 용서함으로써 얻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