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강론

[강론] 2022.12.11 대림 제2주일. 자선 주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아테네의 한 언덕에 있는 고대의 유명한 아크로폴리스 성채에는 옛날부터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갔던 곳입니다.

이 여행객들은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그들은 관광 기념으로 그곳의 대리석 조각들을 몰래 집어간다고 합니다.

여기서 이상한 점, 그렇다면 그 대리석 조각들이 어떻게 고대에서부터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일까요?

사람들이 그렇게 대리석 조각들을 가져가는데도 말이지요.

사실 대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몇 달에 한 번씩 수십 마일 떨어진 채석장에서 대리석 조각을 트럭으로 가득 실어 와서 아크로폴리스 근처에 뿌려둔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관광객들은 이곳에 있는 이 대리석 조각들을 고대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믿고 기쁜 마음으로 가져가는 것이지요.

하지만 사실은 최근에 캐낸 대리석 조각입니다.

제가 아는 선배 신부님도 몰래 고대 대리석 조각을 가져왔다면서 무척 좋아했었는데, 그 순간 이 이야기가 떠올려지더군요.

사실 우리들은 이밖에도 많은 착각의 오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분명하다고 생각한 것조차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혹시’라는 의심 속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그만큼 우리들이 얼마나 나약하고 부족한 지를 깨닫게 합니다.

하긴 예수님을 가장 잘 준비했다는 세례자 요한조차 ‘혹시’라는 의심에 빠져들었지요.

그는 엘리사벳의 태중에 있을 때부터 예수님을 알아보고 기뻐 뛰었던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감옥에 갇혀있는데, 예수님에 대해 이상한 이야기가 들립니다.

죄인들을 심판하시기 보다는 사랑과 용서를 말씀하시고, 또한 세리와 죄인들과 자주 어울린다는 것입니다.

즉, 세례자 요한이 생각했던 메시야관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제자들을 보내 질문을 던집니다.

“오실 분이 선생님이십니까? 아니면 저희가 다른 분을 기다려야 합니까?”

예수님의 대답은 바로 메시야관을 세워주십니다.

이사야서의 예언으로서 메시야는 진노의 심판자나 지상왕국을 건설하여 원수들을 쳐부수는 복수자가 아니고, 고통받는 자들을 매만져 그 소원을 채워주고, 불쌍한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리시는 구원자라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주님에 대해 ‘혹시’라는 의심을 품을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정의가 바르게 세워지지 않는다고, 또한 고통과 시련을 겪으면서 주님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분임을, 그래서 ‘혹시’라는 의심 없이 주님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나에게 의심을 품지 않는 이는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을 기억하면서 더 이상 의심은 품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내 안에 있는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착각을 벗어던지고 “네”라는 힘찬 응답과 함께 주님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진정한 구세주 예수님을 내 마음에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80세로 태어나 18세를 향해 늙어 간다면 인생은 무한히 행복하리라(마크 트웨인).

 

 

재능은 제각각 다르다(‘좋은생각’ 중에서)

 

캐나다에 사는 자니 마빈이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이다. 그는 종일 책상에 앉아 한눈팔지 않고 공부했지만 성과가 별로 없었다. 어느 날 상담 교사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사람의 재능은 제각각이란다. 기술자는 악보를 읽지 못하지만 기계를 잘 고치지. 그림을 잘 그리지만 구구단을 외우지 못하는 화가도 있어. 넌 공부가 적성에 안 맞는 것 같구나. 하지만 언젠가 네 재능을 찾아 발휘하면 부모님도 널 자랑스러워하실 거야.”

 

다음 날 마빈은 학교에 가지 않았다. 대신 이웃집 잔디를 깎아 주거나 화단 가꾸는 일을 시작했다. 하루는 넓은 쓰레기장을 발견했다. 잘만 가꾼다면 근사한 화원으로 변할 것 같았다. 마빈은 시의원에게 찾아가 쓰레기장을 화원으로 바꿔도 되는지 물었다. 시의원은 그럴 예산이 없다고 답했지만, 마빈은 돈은 안 받아도 좋다고 했다.

 

그날 이후 마빈은 날마다 쓰레기장에 가서 화초 씨앗을 심고 물을 주었다. 또 장미가 울타리를 타고 올라가도록 장미 묘목을 심고, 나무를 옮겨 심어 산책길을 만들었다. 그의 정성이 빛을 발해 어느덧 쓰레기장은 온데간데없고, 근사한 정원이 탄생했다. 그 일을 계기로 마빈은 공원 가꾸는 일을 하나둘 맡게 되었고, 잘나가는 조경 회사의 사장이 되었다.

 

마빈은 수학 공식은 잘 모르지만 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물을 얼마나 자주 줘야 꽃이 에쁘게 잘 자라는지는 훤히 알았다. 그리고 부모는 그런 마빈을 대통령 못지않은 대단한 인물로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