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강론

[강론] 연중15주일. 농민 주일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남자분들은 군대 이야기하면 밤 세워서라도 끝이 없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사실 처음 군대에 들어가서 너무나도 저를 헷갈리게 했던 것이 바로 군화였답니다.

일률적으로 똑같은 모양의 군화가 각자에게 지급되기 때문에,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는데 자신의 군화를 찾기가 너무나도 어려웠습니다.

종종 옆 동료의 신발을 바꾸어 신기도 했지요.

그래서 이러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군화 안쪽에 자신의 이름을 큼지막하게 적기도 했지만, 그래도 급할 때면 남의 군화를 신었다가 잘못 신은 것을 깨닫고 다시 벗게 될 때가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훈련소에서 약 한 달간의 시간이 흐른 뒤, 자신의 군화를 찾지 못하는 훈련병은 단 한 사람도 없게 되었습니다.

똑같은 회사의 그리고 똑같은 디자인을 가진 군화이지만 한 달만 지나면 이를 신는 사람의 발에 맞추어 적응된 나만의 군화라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도 얼핏 보면 다 똑같아 보입니다.

그래서 지루하다고, 재미없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이 안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하면서 살아갈 때 나만의 삶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뒤 나의 삶이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는 것인지를 깨닫게 되지요.

주님은 우리들에게 재미없는 삶을 주시지 않았습니다.

누구보다도 신나게 그리고 기쁘게 살 수 있는 참 행복의 삶을 우리들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이 선물을 찾을 생각은 하지 않고, 얼핏 본 것으로 “똑같네 뭐…….”하면서 불평불만만 계속 내 던지는 어리석은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바로 내 마음이 문제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데 그 씨가 어디에 떨어졌습니까?

길, 흙이 많지 않은 돌밭, 가시덤불 속, 그리고 좋은 땅에 씨가 떨어졌습니다.

당연히 좋은 땅에 떨어진 씨가 백 배, 예순 배, 서른 배의 열매를 맺게 되었지요.

이 비유 말씀에 등장하는 씨는 바로 주님의 말씀을 뜻하지요.

또한 길, 돌밭, 가시덤불 속, 좋은 땅은 우리들의 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우리들 마음이 어떠냐에 따라서 좋은 씨인 주님 말씀이 열매를 크게 맺을 수도 반대로 싹도 맺지 못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똑같은 군화이지만 내가 계속 신으면서 자신의 군화를 잘 찾을 수 있듯이, 차별 없이 주님의 좋은 씨앗이 주어지지만 나의 마음이 얼마나 잘 받아 들이냐에 따라 자신의 행복을 잘 찾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주님의 그 좋은 말씀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받아들이지도 않으면서 별 볼 일 없다고 멀리하는 것은 아닐까요?

 

인생은 평화와 행복만이 지속될 수는 없다. 고통과 노력이 필요하다. 고통을 두려워하지 말고 슬퍼하지 마라. 참고 인내하면서 노력해 가는 것이 인생이다.(맨스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