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의 미소 6]
묘 이장작업 3편
묘를 이장하기 위해 땡볕에서 인부들이 쥐어짤 정도로, 땀에 젖은 옷을 입고 열심히 땅을 파고 있었고, 우리도 그 옆에 서서 얼른 관이 드러나기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그런데 아무리 깊이 파 들어가도 관은 드러나지 않고 반갑지 않은 돌덩이들만 나왔다.
“제가 장담하는데 아무래도 이 자리는 아닙니다. 광중을 이렇게 깊이 파지는 않습니다.” 라는 인부의 말을 듣고 유족이 다시 확인해보니 묘 자리를 잘못 가르쳐주어 엉뚱한 자리를 파고 있었던 것이었다.
우리는 그 말을 듣고 맥이 빠지며
“아이구, 벌써 한나절이나 지났는데,” 하며 한숨이 절로 나오며, 땡볕 더위에 너무 지쳐 그 자리에 풀썩 쓰러질 정도였으나 비오 듯, 땀을 흘리며 땀에 흠뻑 젖은 옷을 입고 열심히 땅을 판 인부들을 생각하여 ‘짹’소리도 못하고 참아야 했다.
미이라가 된 시신
유족들이 새로 지적해준 자리를, 인부들이 열심히 수고한 끝에 관이 드러나자 죽었던 배뱅이가 돌아온 것보다 더 반가운 듯 우리는 “와-아!” 하며 입이 귀에 걸렸다.
축축한 땅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관을 들어 올리자 흠뻑 젖은 관속에는 물이 차 있었고 시신은 20년이 넘었는데도 육탈 되지 않아 미이라처럼 그대로 있었으며 먹물을 끼얹은 듯, 수의는 온통 검은색을 이루고 있었다.
냄새는 말할 수 없이 지독하여 그 산 주위를 온통 진동시켰는데 악취 때문에 나는 얼굴을 일그러뜨리지 않으려고 안면관리 하느라 애를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