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세이

죽은 이의 미소 25회

시신에서 개미가 기어 나오다 

 

글:차엘리사벳

 

 

예전에는 대부분, 집에서 장례를 치르기 때문에 삼복더위에 장례를 치르게 되면 비좁은 방에 유족들과 그의 친척들 그리고 다수의 교우들까지 모이면 만원버스 속 못지않게 방 안이 비좁았다. 유가족들과 교우들이 서서 내려다보는 가운데, 우리는 방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염, 습을 하려면, 고랑에서 물내려가듯, 등허리에서 땀이 줄줄 내려가 땀으로 목욕을 하게 된다. 쪼그리고 앉아 60분~70분 동안 시신을 수습하노라면 발도 저리고 무릎도 아팠다. 수습을 마치고 일어설 때는 무릎이 갑자기 펴지지를 않았고, 혈액이 갑자기 순환되자 발 저림이 심해지면 나는 코에 침을 바르며 저린 증세를 참아냈다. 내가 어린 시절에, 발이 저릴 때, 코에 침을 바르면 낫는다는 속설을 들어, 습관처럼 해오던 나의 비법인데 실제로 효과는 모르겠다.

잊지 못할 일로써,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다. 한여름에 집에서 장례를 치르게 되었는데, 입관하는 날, 고인을 염하려고 제대 보를 걷어내자, 우리는 매우 놀랐다. 방바닥 구석으로부터 시작하여 시상판에 눕혀있는 고인의 몸 위로 엄청난 개미 떼가 줄을 잇고 있었는데, 눈으로 보기에도 잘 안 보일 정도로 매우 작은 개미떼가 시신의 입과 코에서 엄청 많이 기어 나오는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하루 전 날, 수시해 놓은 시신이 삼복더위에 부패되어 냄새가 나자 집개미들이 침범하였는데 밤새도록 엄청난 개미 떼가 고인의 몸 안으로 이사를 왔는가보다.

 

고인을 건드리자 개미들이 들어가는 놈들보다 기어 나오는 놈들이 더 많았다. 시신을 수습하려면 개미가 모두 나와야 하는데 요놈의 개미족속들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지! 지루하도록 기다려도 계속 나오고 있어 1시간이 다되어서야 개미행렬이 끝나, 우리는 시신을 수습하게 되었다.

사람이 운명하게 되면 고인이 지니고 있던 몸 안의 균들이 모두 밖으로 나온다고 하여 시신을 수습할 때 귀와 코를 솜으로 막고 입을 다물도록 턱받이로 턱을 올려서 묶고 입을 다물게 한 후 솜으로 코와 입을 덮어놓는다. 하지만 땅속을 파고 들어가는 개미들이 코와 입으로 들어가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므로 나는 그 후로부터 장례를 치를 가정에 개미가 있는 집안은 개미들의 침범을 막기 위해 해충퇴치 약을 뿌리거나 하여 대책을 세우도록 일러주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