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세이

죽은 이의 미소 30 회

죽음의 관문을 다녀온 사람

 

글:차 엘리사벳

 

 

내가 잘 알고 있는, 건강한 사람이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입원을 하였는데 그는 인사불성이 되어 일주일 동안 중환자실에 누어있었다. 혼수상태이던 그가 갑자기 숨이 멎자 의사가 사망진단을 내렸다. 그동안 인사불성이었지만 가족들은 행여나 깨어나길 바라고 있었는데 사망하였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갑자기 울음바다가 되었다.
의사의 지시를 받고 고인을 영안실로 이동하게 되자 가족들도 함께 뒤따라갔다.
안치실(냉동실)문을 열고 시신을 밀어 넣기 직전, 그의 부인은 마지막으로 얼굴을 한 번만 더 보게 해 달라고 애원하여, 덮었던 흰 보를 걷어 내리고 그의 아내가 남편을 부르며 소리 내어 울부짖었다.

“여보, 왜 나를 두고 말 한 마디 없이 갑자기 가는 거야, 여보,” 라고 하며 울면서 남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오열하였다.
“여보, 여보, 눈떠봐! 눈 좀 떠보라니까 여보!”
부인이 죽은 남편의 얼굴을 잡고 흔들자 죽은 사람의 감겼던 눈이 천천히 떠졌다.
“어! 눈을 떴어! 당신 죽지 않은 거지? 예들아, 아빠가 눈을 뜨셨다. 아빠가 살아나셨어!”
죽은 사람이 눈을 뜨자 가족들은 물론 故인을 옮기던 사람도 놀라 병실로 돌아가는 소동을 벌리게 되었다.

 

 

 

 

 

하마터면 정말로 세상을 떠날 번 하였는데 죽은 이가 깨어나자 가족들은 뛸 듯이 기뻐하며 좋아하였는데 막상 죽었다가 깨어난 사람은 사방을 둘러보더니
“내가 죽지 않은 거야? 내가 다시 살아난 거야?” 하며 오히려 그리 반가워하는 기색은 없고 실망스러운 기색을 보이더란다.

“왜 다시 살아난 거지? 나는 분명히 죽음의 관문을 넘어갔었다고 생각했는데! 아, 그러면 나는 죽을 때 또다시 그 무서운,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한단 말인가?” 하며 힘없이 말했다.
그는 죽음의 관문을 다녀왔다고 하며 그가 겪었던 투병이야기를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다. 그가 겪은 체험에 의하면,
“아, 나는 결국 이제 죽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고통이 시작되었는데 그 고통이란 엄청난 고통이었는데, 예리한 칼로 자기의 심장을 수없이 마구 찌르는 것 같은 극심한 고통이었는데 그 고통이 얼마나 아픈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엄청난 통증을 겪고 자신은 틀림없이 죽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갑자기 아내가 울며 부르는 소리가 귓전으로 들려와 눈을 뜨게 되었다고 한다.

거짓말 같은 사실이지만, 그는 다시 눈을 떴을 때 다시 깨어난 것을 알고 살아난 것을 원망하였다고 한다. 다음에 다시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또 그렇게 기막힌 고통을 겪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살아난 것이 그리 반갑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