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세이

죽은 이의 미소 43회

유산을 놓고 싸우는 형제들

: 차엘리사벳

 

삼남매를 둔 마리아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다가 비만으로 인한 질병으로 쓰러져 중풍으로 눕게 되자, 그의 남편이 그를 정성껏 보살펴주었다. 마리아의 비만으로 인해 그를 보살피는 일이 힘들었던지, 외인인 그의 남편이 10년 동안 간병을 하다가 마리아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마리아를 간병하던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며느리가 직장을 쉬고 시어머니인 마리아를 아버님 못지않게 정성껏 보살펴주었는데 마리아는 며느리의 간병을 3년쯤 받다가 세상을 떠났다.

마리아의 장례를 치르는데 장례식장에서 유가족들은 때 아닌 싸움이 벌어졌다. 싸우는 이유는, 큰아들이 부모를 모시고 살던 집을 자녀들이 서로 탐내는 진흙탕 싸움이었다.

 

마리아가 13년간 누어있는 동안에도 코빼기도 안보이던 자녀들이 어머니가 사망하자 장례식장에 나타나서, 장례에는 관심도 없이 장례식장의 빈소 한구석에서 언성을 높이며, 이놈저놈하며 유산을 가지고 싸우는 모습들이 보기에도 너무 민망하고 몰상식해 보였다.

부모님께서는 생전에 자녀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부모가 세상 떠나는 날까지, 끝까지 부모를 돌봐주는 자녀에게 집을 상속할 것이다.”

라고 하였으며, 부모는 자녀들을 너무 믿었기 때문에 문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자녀들은 문서가 없음을 빌미삼아 다투게 된 것이다.

입관을 할 때도 큰며느리 만 참여하고 형제들은 그때까지도 해결이 안 됐는지 서로 다투고 있었다.

고인 마리아의 자녀들이 유산을 놓고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고 나도 마리아의 장례에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남들에게 전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녀들이 외인이라면, 자녀들을 입교시켜서 신앙교육을 잘 시켜놓는 것도 중요하고, 아무리 믿을 만한 자녀들이라 해도 문서에 대한 중요성도 알게 되었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