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세이

죽은 이의 미소 45회

자식이 없는 것 보다는 낫다

: 차엘리사벳

 

마리아는 어린 아들 하나를 데리고 일찍이 청상과부가 되었다. 그는 아들을 데리고 갖은 고생을 다 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아들이 성장하면서 친구를 잘못 사귀어 환각제인 본드를 습관적으로 흡입하면서 정신 불량자가 되어 어머니에게까지도 폭력을 써가며 횡포를 부렸고 옳지 못한 행동으로 학교도 퇴학을 당하였다.

아들이 유흥비를 타내기 위해 어머니 마리아를 무던히 힘들게 하자, 마리아는 그만 중풍으로 쓰러져 자리에 눕게 되었다. 마리아는 몸 전체에 장애가 생겨 스스로 돌아눕지도 못하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한 가지도 없었다.

모든 일에 손을 놓고 어머니가 병석에 눕자, 아들도 환각제인 본드를 지나치게 흡입한 것이 문제가 되어 뇌에 장애가 생겨 정신장애자 되었다.

마리아의 하루일과는 라디오에서 평화방송을 듣는 것이며, 내가 방문을 할 때마다 마리아는 방송 들은 것을 이야기해주었는데, 중풍으로 혀가 굳어진 그의 말을 나는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으나 웃으면서 모두 듣는 척해주었다.

마리아를 방문해주는 이가 아무도 없어 늘 혼자이기 때문에 그는, 나만 가면 놓아주지 않으려고, 가지 말라고, 좀 더 있으라고 떼를 쓴다.

모자지간이 장애인이 되었는데, 어머니의 간병을 아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었다. 어머니 마리아는 누워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곤 베지밀 뿐이었으며 베지밀 이외엔 아무것도 목으로 넘길 수가 없었다. 아들이 빨대를 꽂아 베지밀을 입에 대주면 마리아는 단숨에 200밀리 한 통을 비우곤 하였고, 병석에 누워서 베지밀 한 가지로 6년을 연명하였다. 아들은 비록 과거에 불효로 살았지만, 나중에는 정신박약자가 되어 어머니를 운명할 때까지 집에서 돌보아드렸으니 마리아는 늦게나마 아들의 효도를 받은 셈이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