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에세이

죽은 이의 미소 53회

수의(壽衣)4편 글 : 차엘리사벳

예전부터 수의를 삼베로 지어 고인에게 입히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수의를 왜 삼베로 지어야 하는지 나는 궁금했었다. 구약성서에 사람들이 죄를 지으면 하느님께서 벌을 내리시려할 때 임금과 백성이 자루를 뒤집어쓰고 재를 몸에 뿌리며 회개를 하면 하느님께서 징벌을 거두셨다는 성서말씀이 있다.

예전에는 자루를 대체로 무명이나 삼베로 지어, 잡곡을 담기도 하지만 두부를 만들거나 음식물의 물기를 뺄 때도 많이 이용한다, 나라임금이 자루를 쓰고 재를 몸에 뿌리는 행위는 회개를 뜻하는 것이기에 죽은 사람에게도 베옷을 입히는 것은 회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교육받을 때 배웠다.

지금도 故人에게 삼베로 지은 수의를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삼베가 아니더라도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던 옷을 입혀도 된다.
한복이든, 양복이든, 또는 제복(군복, 경찰복, 무용복 등)을 입혀도 되는데 문제는 고인이 죽을 때 생전의 모습 그대로 운명하면 가능하나 몸이 변하면 일반 옷은 못 입힐 수도 있다.

생전에 수척했던 사람이라도 운명할 때 병으로 인해 몸이 두 배로 붓거나 오랜 투병 끝에 자세가 굽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입고 싶은 옷이 있더라도 못 입는다.
자기가 원하는 옷을, 죽은 후 입으려고 생전에, 큼직하게 지어놓은 사람도 간혹 있다. 우리 신랑도 염 수습을 할 때, 성찬봉사를 할 때 입던 제의를 입혀주었더니 보기에 좋았다.

-다음호에 계속-